Physical Address
304 North Cardinal St.
Dorchester Center, MA 02124
Physical Address
304 North Cardinal St.
Dorchester Center, MA 02124
8월 27일 세텍, 10월 29일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6 카페&베이커리페어. 한국 카페 문화가 어떻게 세계를 홀렸는지, 다방에서 K-카페까지의 역사와 특징을 한눈에 정리했다.
한국과 커피의 첫 만남은 18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러시아 공사관에 피신해 있던 고종 황제가 처음으로 커피를 맛본 것이 기록상 최초로 전해진다. 이후 1902년 서울 정동에 손탁호텔이 문을 열면서 한국 최초의 근대적 카페 공간이 탄생했다. 1920~30년대에는 서양 신문물의 유입과 함께 ‘다방’이라는 이름의 카페가 문화 예술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며 도시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한국 전쟁 이후에는 미군을 통해 인스턴트 커피가 대중에게 퍼졌고, 이 달달하고 진한 믹스커피 문화는 수십 년간 한국의 커피 정서를 지배했다. 전환점은 1999년이었다. 1999년 서울 신촌에 한국 최초의 스타벅스가 문을 열면서 테이크아웃과 셀프서비스, 혼자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새로운 카페 문화가 한국에 소개됐다. 이후 카페베네·투썸플레이스·파스쿠찌 등 다양한 프랜차이즈가 뒤따르며 한국 카페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한국의 카페 산업은 이제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규모를 자랑한다. 전국 커피음료점은 10만 개를 돌파했으며, 커피 총매출액은 15조 5천억 원에 달한다. 2023년 기준 한국인은 1인당 연간 405잔의 커피를 마셨는데, 이는 세계 평균 152잔의 두 배 이상이며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에 해당한다.
서울에만 수천 개의 카페가 밀집해 있어 골목 하나를 돌면 카페가 두세 개씩 나오는 것이 낯설지 않다. 이 치열한 경쟁 환경이 역설적으로 한국 카페의 수준을 끌어올렸다. 카페 수가 많은 국내 시장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세계적 수준으로 제조력과 공간 미학을 끌어올렸으며,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WBC)과 월드 라테아트 챔피언십(WLAC)에서도 한국인 챔피언이 나오고 있다.
[관련글: 세계의 카페 문화 비교 — 이탈리아·프랑스·일본·한국]
한국 카페 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공간에 대한 집착이다. 이탈리아에서 카페는 서서 에스프레소를 빠르게 마시는 곳이고, 미국에서는 노트북을 펼치고 일하는 곳이지만, 한국에서 카페는 그 자체가 목적지이자 경험이다. 한옥을 개조한 전통 카페, 갤러리처럼 꾸민 아트 카페, 식물로 가득한 플랜트 카페,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펫 카페, 특정 IP 캐릭터를 테마로 한 팝업 카페까지 한국 카페의 형태는 끝이 없다. 서울 성수동·익선동·한남동이 세계 여행자들의 필수 코스가 된 것도 이 독창적인 카페 공간 문화 덕분이다.
한국 카페 음료는 눈으로 먼저 마신다. 달고나 커피 · 흑임자 라떼 · 딸기 크림 음료 · 그라데이션 에이드처럼 SNS에서 바이럴되는 비주얼 음료를 한국 카페가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달고나 커피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전 세계로 퍼졌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겨울에도 마시는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문화는 AFP·CNN 등 해외 주요 매체가 글로벌 커피 트렌드에 영향을 미친 사례로 소개했다. 한국 카페의 비주얼 음료 문화는 이제 미국·유럽·동남아시아 카페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공간이 아니다. 공부하고, 일하고, 친구를 만나고, 데이트를 하고, 혼자 시간을 보내는 모든 일상의 중심에 카페가 있다. 도서관 열람실 대신 카페에서 공부하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족속)’, 재택근무 대신 카페에서 일하는 문화, 소규모 모임과 미팅을 카페에서 진행하는 것은 한국에서 너무도 익숙한 풍경이다.
한류의 확산과 함께 이 카페 문화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서울 카페를 배경으로 한 K-드라마 장면이 해외 팬들의 관심을 끌고, 한류 스타들이 방문한 카페가 SNS를 통해 순식간에 세계적인 여행 명소가 된다. 매년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에 특정 카페가 포함되는 현상은 이제 놀랍지 않다.

2026 카페&베이커리페어는 올해 두 차례 더 열린다. 8월 27일부터 30일까지 세텍(SETEC)에서 열리는 서울 시즌2에 이어,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는 킨텍스(KINTEX)에서 시즌2가 추가로 개최된다. 각 행사마다 230~250여 개 업체, 350~400개 부스가 참가하며 커피·베이커리·디저트·장비·인테리어·프랜차이즈 창업까지 카페 문화의 모든 요소가 집약된다. 연중 두 차례에 걸쳐 이 규모의 행사가 열린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카페 산업의 저력을 보여준다.
다방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출발해 세계가 주목하는 K-카페 문화로 성장하기까지, 한국의 카페는 지금 이 순간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관련글: 세계의 바캉스 문화 — 프랑스·스페인·일본·한국은 여름을 어떻게 보내나]
